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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꼴찌팀 CWS, 페디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KBO 20승 투수의 위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년 총 1500만 달러(약 202억원)에 계약한 에릭 페디가 없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화이트삭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MLB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에서 4-2로 이겼다. 이날 승리 투수는 선발 에릭 페디였다. 페디는 8과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개인 첫 완투승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9회 초 연속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빅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을 책임지며 제 몫을 다했다. 화이트삭스는 페디의 호투 속에 탬파베이와 3연전을 싹쓸이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승률은 0.214(6승 22패) 밖에 안 된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다. MLB 30개 구단 중 마이애미 말린스(0.207)에만 승률이 근소하게 앞선 전체 29위다. 이번 3연전을 쓸어 담아 전체 꼴찌를 탈출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팀 평균자책점은 5.10으로 29위다. 홈 구장이 고지대에 위치해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콜로라도 로키스(6.06)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뒤져 있다. 팀 내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가 바로 페디다. 페디는 올 시즌 6차례 선발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고 있다. 2승 투수는 페디가 유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도 3명뿐이다. 그나마도 평균자책점이 6점대 이상이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전환한 왼손 투수 개럿 크로셰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6.37을, 마이클 소로카는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83으로 부진하다. 페디는 KBO리그에 입성한 지난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의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 한국 무대를 평정했다. 이런 활약을 발판 삼아 지난해 12월 화이트 삭스와 2년 계약해, 빅리그에 재입성했다. 단숨에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초반 적응기를 거친 후엔 최근 3경기에서 20이닝을 투구하며 3점만 내주는 완벽한 모습이다. 29일 경기에서는 최고의 투구를 했다. 페디는 1회 1사 후 리치 팔라시오스-아메드 로사리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이삭 파레디스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후속 해롤드 라미레스에게는 스위퍼 4개를 연속으로 던진 끝에 결국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회 삼자범퇴, 3회 2사 후 안타 1개를 내준 페디는 4회 파레디스에게 던진 시속 149km 싱커가 한가운데 다소 높게 몰리면서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자 화이트삭스는 이어진 4회 말 공격에서 곧바로 2점을 뽑아 페디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페디는 5~8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9회 1사 후 파레디스에게 안타를 내주기 전까지 15명 연속 범타 처리하며 위력을 발휘했다. 페디는 데뷔 첫 완투를 노렸으나 라미레스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4-2로 쫓기자 화이트삭스 벤치는 마운드 교체를 결정했다. 페디는 108개(스트라이크 72개)의 공을 던지교 교체됐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6.7%로 이상적이었다. 페디는 NC에서와 마찬가지로 화이트삭스에서도 든든한 모습이다. 이형석 기자 2024.04.29 15:08
프로야구

[IS 비하인드] 총액 대비 무려 48%…임찬규 계약의 묘수 '인센티브'

협상 줄다리기를 끝낸 묘수는 '인센티브'였다. 오른손 투수 임찬규(31)가 LG 트윈스에 잔류한다.LG는 자유계약선수(FA) 임찬규와 4년, 최대 50억원에 계약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 뒤 FA 자격을 취득했으나,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부진한 성적(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 탓에 좋은 조건을 제시받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1년 재수'를 선택했다. 결과는 최상이었다. 올해 개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는데 LG가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호재가 겹쳤다. 협상 테이블에서 만난 임찬규와 LG 모두 '잔류'에 이견이 없었다. 관건은 계약 조건이었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이 아슬아슬한 LG로선 무턱대고 큰돈을 투자하기 어려웠다. 일생일대 기회를 잡은 선수도 쉽게 물러날 수 없었다. 절충점을 찾은 건 인센티브였다. 임찬규의 FA 계약은 최대 총액 대비 인센티브 비율이 48%(26억원)로 높다. 사실상 보장 금액(24억원, 계약금 6억원, 총연봉 20억원)과 1대1에 가깝다. 인센티브를 줄이고 보장 금액을 올리는 대부분의 FA 계약과 비교하면 결이 다르다. 계약 발표 뒤 차명석 LG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인센티브 계약은 선수 쪽(리코스포츠에이전시)에서 요구했다. 총액을 높이고 싶어 했는데 그렇게 하면 개런티(보장액)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 우리도 안전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서로 그 부분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발표 금액보다 높았던 보장 금액을 낮춘 대신 선수가 인센티브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총액을 높인 것이다. 차 단장은 "인센티브 항목이 좀 많다"며 "달성하기 괜찮은 거, 본인이 잘해야 하는 거, 완전히 잘해야 하는 거까지 퍼센티지가 있다. 어찌 됐든 얘기는 잘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임찬규 계약으로 LG는 선발진 전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임찬규는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LG 마운드의 기둥이었다. 개막전 보직은 불펜이었지만, 4월 중순 임시 선발로 투입된 뒤 자리를 꿰찼다. LG는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부상으로 후반기 전열에서 이탈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레이드로 영입한 최원태마저 슬럼프에 빠졌다. 로테이션이 크게 흔들릴 위기에서 임찬규의 활약이 빛났다. 임찬규는 정규시즌 30경기(선발 26경기)에 등판,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에릭 페디(NC 다이노스·20승) 웨스 벤자민(KT 위즈·15승)에 이은 리그 다승 3위. 지난달 19일 개장한 FA 시장에선 '선발 투수 품귀 현상'이 벌어져 그의 가치가 더욱 올라갔다.임찬규는 계약 뒤 "엘린이(LG 어린이 팬)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21 14:41
연예일반

“양조위랑 최민식까지?”…K팝 가수 뮤직비디오, 이젠 배우 출연이 대세

“뮤비(Music Video)가 아닌 무비(Movie)다!”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본 누리꾼들이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뮤직비디오는 가수들에게 중요한 신곡 홍보의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이 뮤직비디오에 국내외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룹 뉴진스는 중화권 톱배우 양조위를, 자이언티는 국내 대표 배우 최민식을, 헤이즈는 40대 남배우 중 주가가 높은 이진욱을 뮤직비디오에 출연시켰다. 스크린에서만 봤던 배우들의 출연 소식이 이슈가 되면서, 새로운 팬들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노래에 유입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했다. 지난 7월 발매된 뉴진스의 미니 2집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하나인 ‘쿨 위드 유’ 뮤직비디오에는 양조위가 특별 출연했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특유의 강한 눈빛과 남다른 아우라를 자랑한 양조위의 존재감에 모두들 섭외 과정에 궁금증을 드러냈다. 양조위 섭외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성사시켰다. 민 대표가 지인을 통해 양조위에게 시나리오를 전달했고, 뮤직비디오 스토리를 확인한 양조위는 노개런티로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조위는 “좋은 인연이 닿았고, 한국 팬분들께 자그마한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양조위 외에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스타덤에 오른 정호연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2021년 발매된 ‘헤픈우연’에서 송중기와 동반 출연했던 헤이즈는 지난 7일 공개한 신곡 ‘입술’에서는 이진욱과 호흡을 맞췄다. 뮤직비디오에서 이진욱과 헤이즈는 점점 멀어지는 연인 사이로 등장해 애절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 특히 이진욱은 섬세한 눈물 연기로 로코킹의 자질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이진욱의 섭외는 헤이즈의 소속사인 피네이션의 수장 싸이가 맡았다. 뮤직비디오 회의를 마친 후 싸이가 직접 이진욱에게 출연을 제안했고, 이진욱도 수락한 것. 헤이즈는 “언젠가 (이진욱) 선배님의 작품에 노래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이언티는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최민식을 전면에 세웠다. 지난 6일 발매된 ‘모르는 사람’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최민식은 개미를 보며 다양한 감정을 분출하는 오묘하면서도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줬다. 다른 장면 없이 최민식의 원샷이 많은 뮤직비디오였지만, 지루하다는 평가 하나 없이 최민식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자이언티는 수소문 끝에 최민식의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 직접 편지를 보냈고, 최민식은 “음악이 좋다. 외로운 사람의 음악인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한다.사실 뮤직비디오에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가요계는 발라드가 유행이었고, 당시 가창력으로만 승부를 봤던 발라드 가수들은 애절한 노래에 딱 어울리는 스토리를 구상한 뒤 배우들을 섭외했다. 대표적으로 조성모 ‘투 헤븐’의 이병헌, ‘다음 사람에게는’의 이미연, 포지션 ‘아이 러브 유’의 차승원·신하균 등이다. 당시 뮤직비디오는 노래가 끝난 뒤에도 스토리가 이어져 “한 편의 뮤직드라마 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2세대 아이돌 ‘붐’이 일어나면서 뮤직비디오에는 K팝 가수들 본인이 직접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본력이 있는 소속사는 어마어마한 돈을 뮤직비디오에 투자하며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선보였다. 뮤직비디오는 아티스트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거나, 앨범 속 세계관을 설명하는 매개체가 됐다. 이같은 흐름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며 유명 배우들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일이 생겼다. 배우들은 일반 작품 속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또 다른 매력을 뮤직비디오를 통해 선보이며 신선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에는 노래 가사에 맞는 스토리 라인을 갖추고 톱배우들을 캐스팅한 드라마 형식 뮤직비디오가 유행을 했지만 대중음악의 주류 장르가 바뀌면서 뮤직비디오 트렌드에도 변화가 있어왔다”며 “요즘은 아이돌 그룹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활동을 하다보니 현재는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해외시장도 함께 염두에 둔다. K팝뿐 아니라 K드라마, K무비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글로벌 스타들이 생겼는데 해외에서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을 출연할 경우 뮤직비디오를 통한 효과의 시너지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2.14 05:23
연예일반

[단독] 있지, 中 상하이 팬미팅 개최…한중 대중문화 교류 재개 물꼬 트나

그룹 있지(ITZY)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오프라인 팬미팅을 개최했다.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K팝 대표 그룹인 있지가 중국 본토에서 팬미팅을 연 게 그 동안 중단됐던 한중간 대중문화 교류 재개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있지는 지난 4일 중국 상하이에서 팬들을 만났다. 이번 팬미팅은 있지가 지난 7월 발표한 미니앨범 ‘킬 마이 다웃’(KILL MY DOUBT) 발매를 기념한 자리로 현장에는 500여 명의 팬들이 참석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로 양국간 대중문화 교류가 중단된 이후 인기 K팝 그룹의 현지 오프라인 이벤트는 이번이 처음이다.K팝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높은 위상을 구가하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발이 묶인 상태가 지속돼 왔다. 사드 배치 결정 이전 K팝 스타들은 중국에서 공연 투어를 하고 엄청난 개런티를 받으며 드라마, 예능 등에 출연하고 광고모델 계약도 맺었지만 한순간에 모든 교류가 중단됐다. 현지 드라마에 캐스팅됐던 한국 배우가 촬영이 중단돼 돌아오는가 하면 한국 드라마의 현지 수출이 중단되고 공연도 무산되는 일들이 잇따랐다. 앞서 몇 차례 대중문화 교류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K팝 아티스트의 중국 활동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매번 완전한 교류 재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중국 국무원 문화관광부는 지난 3월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외국의 상업 공연 접수 및 허가를 재개했으나, 이후 한중관계가 다시 얼어붙으면서 K팝 아티스트들의 중국 활동은 또 한번 불투명해졌다.그럼에도 K팝 업계에선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은 양국 대중문화 교류 중단 상황에서도 K팝 음반 수출 3대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K팝 앨범 수출 비중은 중국이 22%(써클차트 기준)를 차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1억 3293만 4000달러, 약 1783억원)를 경신했는데 수출국들 중 중국이 일본과 미국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 지난 4월 그룹 세븐틴이 ‘FML’을 통해 초동 판매량 464만 장을 넘기며 K팝 아티스트 역대 1위를 기록했는데, 중국 팬들의 공동구매량은 전체 판매량 중 절반에 가까운 215만 장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중국은 사드 배치를 계기로 사라진 한국 단체관광을 6년여 만에 허용하는 등 빗장을 풀고 있다. 또 한중일 정상회의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외교적 호재가 대중문화 교류 재개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 맞춰 있지의 이번 상하이 오프라인 팬미팅이 개최된 만큼 중국에서 K팝 공연과 이벤트가 재개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한 가요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의 수익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이 차지하는 것은 결국 공연”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대중문화 교류가 재개돼 K팝 아티스트들의 중국 공연이 가능해진다면 K팝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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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서울의 봄’, ‘헌트’ 바람 불게 할까?

요즘 영화계에서 심심찮게 나돌고 있는 얘기는 위기론이다. 특히 한국영화 위기론이 강하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 했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지금 극장가는 비수기라서, 작품들이 안좋아서, 독감이 유행이라서, 빈대가 나올지도 몰라서 등등의 이유 중 하나도 댈 것이 없다. 그냥 사람들이 극장을 가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별한 트렌드도 없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극장을 거부하고 있느냐 하면, 그건 또 그렇지 않은 것이어서 분석을 어렵게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7일까지 153만명 정도의 관객이 몰렸다. 최근 1~2년 사이에 이상하게도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객들이 신뢰를 보이고 있는데 현재 ‘블루 자이언트’라는 재즈 소재의 애니메이션도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한국영화들이 대체로 ‘죽을 쑤고 있는데’ 일련의 영화들, 그러니까 ‘1947보스톤’ ‘거미집’ ‘천박사 퇴마연구소 : 설경의 비밀’ 등의 흥행 실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개봉된 ‘소년들’ 역시 눈물겨울 만큼 각고의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지만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못하다. 주지의 사실은 이 잇따른 재난이 영화발(發)이 아니고 극장발이라는 것이다. 극장의 문제, 극장 플랫폼이 급격하게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극장용 영화는 만들지 말아야 하는가.그래서 나오는 것이 총제작비 40억원대 영화, 관객 손익분기점 90만명 수준의 영화들을 많이 제작하는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다. 총 제작비가 40억원대라면 순제작비는 30억원 수준이어야 하며 이렇게 제작비를 현격하게 낮추려면 스타 시스템의 교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스타들의 몸값은 평균 3~4억원 수준이다. 어떤 배우의 경우 7억원의 출연료를 요구하기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명이 최고가를 받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연동해서 그 아래, 그 아래아래 급 배우들의 개런티도 인상되게 돼있다. 현재의 위기상황에서는 제작비를 긴축한 작품들만이 극장에서 버틸 수 있다. 결국 큰 규모의 블록버스터 영화, ▲주로 할리우드 영화와 ▲40억 규모의 한국영화들, ▲다양한 형태의 외국산 예술영화들이 극장을 지킬 수 밖에 없다. 편제와 프로그래밍이 변화해야 하며 그 주축은 40억원대 영화의 양산이고,(그걸 주도하는 것은 스타시스템의 재편인데) 결국 스타들의 출연료를 대폭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 이건 곧 스타 배우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외화의 경우 관객 손익분기점 5000명, 많아야 1만명 수준이어야 한다. 이럴 경우 수입가를 얼마나 낮게 책정해야 하는지 계산이 나올 것이다. 물론 스타급 배우, 그들의 소속된 기획사의 무조건적인 양보만을 요구해서는 안될 일일 것이다.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 제작비 규모와 스타 개런티를 연동시키는 방법은 심심찮게 사용되고 있다. 제작비가 높으면 많이 받고 낮으면 적게 받는 식이다. 이걸 좀더 세분화, 고도화하는 방법을 고안해 낼 때이다. 흥행 수익 배분 문제도 좀 더 세련화하고 명문화,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 낮은 포복으로 일관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는 현재 김성수 감독의 신작 ‘서울의 봄’ 개봉에 ‘목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12.12사태 때의 군사 반란 얘기를 다룬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연상시키는 전두광 역을 황정민이 맡았다. 여기에 정우성 정해인 이성민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영화가 2022년 5공화국을 배경으로 했던 ‘헌트’ 바람을 불게 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의 봄’의 흥행 여부는 극장가의 응급 처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궁극의 치료는 어려울 것이다. 전체적으로 슬림화, 제작비를 대폭 낮추는 방향만이 극장의 종말을 가져 오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이념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정부주의이다. 영화 전문가들 일부는 이럴 바에는 국내 영화산업 전체를 새롭게 빌드 업 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큰 충격과 희생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얘기이다. 그보다는 극장가의 변화 과정을 연착륙 형태로 가져가야 한다.영화를 영화 이외의 다른 면으로 얘기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 사람들로 하여금 영화를 즐기게 해야 한다. 영화 외적인 고민은 정책결정권자들, 산업 종사자들, 이론가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리모델링이 시급하다. 모든 건 타이밍이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1.09 06:15
스포츠일반

[이석무 파이트클럽] 프란시스 은가누 효과...링과 옥타곤 경계가 사라진다

프로복싱 WBC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35·영국)와 종합격투기 UFC 전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37·카메룬)의 복싱 대결이 일으킨 후폭풍은 어마어마하다.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퓨리가 판정승을 거뒀다. 심판전원일치가 아닌 2-1 스플릿 판정승이었다. 경기 전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지구 최강 복서로 인정받았던 퓨리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은가누의 주먹을 맞고 쓰러지는 순간 퓨리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스스로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판정 결과가 나왔을 때 관중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야유를 보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당연히 은가누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SNS 상에서도 판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종합격투기 선수와 관계자들은 복싱의 판정시스템을 대놓고 조롱했다. 반면 복싱 쪽에선 “제대로 망신당했다”는 자조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공식적인 결과와 상관없이 승자는 은가누와 종합격투기였다.이번 은가누의 복싱 도전은 복싱과 종합격투기의 콜라보를 가속화시키는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링과 케이지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복싱과 격투기의 결합은 제법 오래된 얘기다. 그 시초는 1976년 전설의 헤비급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일본의 레전드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의 ‘이종(異種)격투기’ 경기였다. 이는 오늘날 종합격투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무술끼리 맞붙는 순수한 이종격투기였다.경기 내내 알리는 선 채로 이노키를 도발했고, 이노키는 드러누워 발차기만 거듭했다. 종합격투기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당시에는 지루하고 우스꽝스러운 대결이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오늘날 기준으로 볼 때는 다른 무술을 연마하지 않은 순수한 복서와 레슬러가 실전 싸움을 벌일 때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 잘 보여준 교과서 같은 경기였다.일본 입식타격기 대회 K-1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1990~2000년대는 복서들의 도전이 잇따랐다. WBO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던 레이 머서와 섀넌 브릭스(이상 미국), IBF 헤비급 챔피언 프랑소와 보타(남아공) 등이 K-1에 진출해 킥복서들과 대결했다. 이들은 대부분 전성기가 훨씬 지난 시점에서 K-1에 뛰어들었다. 큰 실패만 맛본 뒤 조용히 사라졌다. WBA 슈퍼페더급 챔피언 출신인 최용수도 K-1에서 일본 킥복서 마사토와 경기를 치러 무참히 졌다.최근에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복싱 도전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시작은 UFC 최고의 흥행메이커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였다. 2016년 8월에 열렸던 ‘무패 복싱 챔피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가진 복싱 대결에서 맥그리거는 10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그 경기를 본 관계자와 팬들은 역시 ‘종합격투기 선수가 복싱으로 싸우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을 보였다.이후에도 UFC 전 웰터급 챔피언 타이슨 우들리(미국)와 UFC에서 맥그리거를 이겼던 네이트 디아즈(미국) 등이 복싱에 도전했지만 모두 패했다. 이들의 상대는 2000만 이상 구독자를 자랑하는 복싱 유튜버 제이크 폴이었다. 그는 전문복서이기는 하지만 정상급 실력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UFC에서 최정점을 찍었던 선수들이 하나같이 제이크 폴에게 당했다. 종합격투기와 복싱은 전혀 다른 영역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은가누는 그런 고정관념을 무참히 깼다. 은가누의 선전은 종합격투기가 언젠가 복싱까지 집어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은가누는 석연찮은 판정패라는 결과와 상관없이 많은 것을 얻었다. 그동안 UFC에서 벌어들은 총 대전료의 몇 배에 달하는 1000만 달러(유료 TV 구매 수익은 별도)를 벌어들었다. 그전까지 은가누가 한 경기에서 받았던 가장 많은 개런티는 60만 달러였다. 퓨리와 경기를 마친 뒤 마우리시우 슐레이만 WBC 회장은 “은가누를 헤비급 랭킹 10위 안에 올리겠다”고 밝혔다.고국 카메룬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어렵게 살다가 프랑스로 이주해 2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격투기를 시작한 은가누는 프로복싱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 은가누의 명성이라면 종합격투기에서도 큰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프로복싱 빅매치는 흥행 레벨이 다르다. 막대한 돈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는 점만으로도 은가누는 진정한 승자다.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복싱에 자꾸 눈을 돌리는 이유도 돈이 결정적이다. 최고의 무대라 할 수 있는 UFC에서 톱클래스로 인정받는 선수는 경기당 50만 달러에서 최대 300만 달러 정도의 파이트머니를 받는다. 반면 프로복싱은 빅매치의 경우 수백만 달러 대전료는 기본이다. 한 경기에 1000만 달러가 넘는 대전료가 오가기도 한다.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복싱 무대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복싱계도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도전을 반기고 있다. 최근 복싱은 새로운 스타의 부재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미국 복싱 시장의 경우 좋은 자원들이 종합격투기 쪽으로 흘러가면서 주도권을 유럽에 빼앗겼다. 그나마 멕시코 등 중남미계 복싱 스타들이 흥행을 이끄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UFC 등에서 이미 이름을 알린 스타 파이터들이 복싱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복싱계에서도 반가운 일이다.이데일리 기자 2023.11.0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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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정지영 감독 ‘소년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정지영 감독이 새 영화 개봉(11월1일)을 준비중이다. ‘블랙머니’ 이후 4년만이다. 정지영 감독의 새영화는 ‘소년들’이다. 완성한 지 2년이 넘었다. 코로나 여파가 컸다. 돌이켜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화돼 가는 영화산업 환경에 치명타를 때렸다.‘소년들’은 크게 보면 재심청구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 우스개 소리로 정지영 감독은 재심 사건 전문 감독이라고 한다. 그의 ‘부러진 화살’이 그랬고 넓게 보면 ‘블랙 머니’도 그랬다. 일부에서는 정지영 감독이 너무 뾰족한 사회관을 지녔다고 해서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지영 감독은 영화 인생 40년의 반 수 이상을 한국사회에 드리워진 음영을 그려 나감으로써 영화가 지니는 숙명같은, 사회적 역할을 앞장 서 챙겨 온 인물이다.이런 얘기를 하면 정지영 감독 스스로 그 입을 닫으라며, 그런 얘기 때문에 관객들이 더 안 오게 되는 것 아니냐며, 매섭게 힐난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사회적 리얼리즘 계열의 영화라는 식으로 내세운 적이 없으며 오히려 철저한 상업영화이자 대중영화로 착지시키려 애쓴다. 영화는 늘 대중과 함께 해야 한다는 대중주의를 강조한다. 뭐 사실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그의 ‘블랙 머니’는 일종의 미스터리 스릴러 기법으로 구성돼 있다. 상업영화가 갖는 작법을 사용하고 있다. 주연도 조진웅 이하늬였다. 스타 캐스팅을 쓴다. 이번 ‘소년들’에도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이 나온다. 면면만으로도 개런티의 총액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정지영의 영화가 다소 날카로워서 그렇지,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로 분류되기는 어려운 이유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도, 당.연.히. 흥행이 중요하다. 모든 영화란, 사람들이 많이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한 법이다.이번 ‘소년들’은 1999년 전라북도 삼례의 한 동네 슈퍼에서 벌어진 강도치사 사건을 다룬다. 당시 범인으로 잡혀 형을 산 세 명의 소년(당시 19~20세)이 사실은 누명을 쓴 것이었고 이후 진범이 따로 잡히거나 스스로 자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세명이 석방되고 판결이 뒤집어지기까지 무려 16년이 소요된다. 영화 ‘소년들’은 그 과정을 그린다. 사건의 진상을 다루긴 하되 비교적 촘촘한 사건 수사 파일을 보듯이, 그래서 신(新)‘수사반장’ 드라마를 보듯이 구성했다. 이 영화가 지금 시기에 나름, 그리고 꽤나 중요한 것은 한국의 사법체계가 결코 무결점의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검사의 공소 유지와 판사의 판결이 종종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그걸 인정하고 수정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아 온 한국사회 내의 기이한 관행에 대해 우회적으로 얘기하는 작품이다. 정지영 감독은 늘 영화적 재미 속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다만 요즘과 같은 시기에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이런 내용의 영화가 대중적으로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겠는가 가 최대 관건이다. 그도 이번 영화 흥행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 정지영 감독은 1946년생이다. 77세이다. 활동하는 감독 중 최고령에 속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를 60대 초반으로 안다. 실제로 5,60대 영화인들과 가깝게 지낸다. 놀랄 만큼 젊음을 유지하며 살아 간다. 그의 윗세대로 스승 격인 김수용 감독(94), 영화배우 남궁원(89) 등은 모두 병석이다. 감독 임권택(87), 배우 김지미 씨(83)가 활동을 극력 자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지영의 노익장은 하늘이 준 특혜 급이다. 정지영 감독은 지난 9월6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감독 데뷔 40주년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정지영 감독은 종종 한국의 켄 로치로 불리운다. 어쩌느니 저쩌느니 해도 사회적 메시지를 만드는 감독이라는 얘기이다. 사회파 감독인 것이다. 많은 후배 영화인들은 정지영 감독이 포르투갈의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처럼 되기를 바라고 있다. 올리베이라 감독은 2015년 타계하기까지 107년을 살았다. 올리베이라는 자신의 대부분의 영화들을 75세 이후에 만들었다. 마지막 영화 ‘게보 앤 더 섀도우’(Gebo and the Shadow)는 2012년 그러니까 104살 때 찍은 것이다. 정지영은 한국의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가 될 것인가. 그렇다면 지금부터의 행보를 더욱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정지영의 새 영화 ‘소년들’이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0.1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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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로 웃고 유아인으로 울고… 영화계 ‘업&다운’[상반기 결산]①

2023년 상반기 영화계는 다사다난했다. 코로나19 시기 흔들렸던 극장가에 ‘범죄도시3’이라는 강력한 천만 돌파 유력 영화가 등장했고, 칸영화제에서도 한국 영화들이 다수 주목 받았다. 그런 한편 유아인이 마약 파문을 일으켜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고,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개최를 100여일 앞두고 내홍으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업다운이 가득했던 상반기 영화계 이슈들을 모아봤다. ◇‘쌍천만 시리즈’ 또 나온다! ‘범죄도시3’지난해 팬데믹 이후 첫 누적 관객 수 1000만을 돌파한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3’도 ‘천만 영화’에 등극할 전망이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3’은 27일까지 누적 관객 수 978만 7038명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라면 ‘범죄도시3’은 다음 달 초 ‘천만 영화’에 등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범죄도시3’은 지난 2017년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서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쓴 ‘범죄도시’의 세 번째 이야기다.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전국 곳곳에 있는 질 나쁜 악당들을 처단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3편에선 배우 이준혁과 아오키 무네타카가 빌런으로 열연했다.지난해 11월 개봉한 ‘올빼미’ 이후 ‘범죄도시3’ 이전까지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은 한국 영화는 전무했던 상황. ‘범죄도시3’의 시원한 흥행 질주는 한국 영화계 전반에 희망의 불씨를 쏴 올리기 충분했다. ‘범죄도시3’이 누적 관객 수 1000만을 돌파할 경우 ‘신과 함께’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 쌍천만’ 기록을 세우게 된다. ◇칸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흥행으론 최고세계 영화인들의 축제 칸국제영화제가 올해도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비록 올해에는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지는 못했지만 대신 여러 영화들이 초대돼 전 세계 영화인 및 관객들과 만났다. 현장에서의 열기만큼은 여느 경쟁작 못지 않았다는 전언이다.김지운 감독은 영화 ‘거미집’으로 비경쟁부문에 초대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김지운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다시 함께 밟게 돼 국내에서도 주목도가 높았다.송중기의 노개런티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화란’이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의 하루’가 감독주간 폐막작에, ‘이씨 가문의 형제들’과 ‘홀’이 라 시네프 부문에 초대받았다. 배우 이선균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비평가주간의 ‘잠’ 등 두 편의 영화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유아인 마약 파문좋았던 소식만 있었던 건 아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연예계라지만 유아인의 상습 마약 투약 혐의는 특히 뼈아팠다. ‘다작 배우’로 불릴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해왔던 그에겐 다수의 공개 예정작이 있었기 때문. 유아인이 마약 혐의를 받으면서 이미 촬영을 마친 유아인의 출연작들은 무기한 공개를 연기하게 됐다. 그를 브랜드의 간판으로 썼던 광고주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유아인은 지난 2월 5일 미국에서 입국한 직후 모발과 소변 검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 검사 결과와 유아인의 의료기록 조사한 것을 토대로 그가 대마,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등 5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봤다. 이후 미다졸람과 알프라졸람 등의 투약 혐의도 추가됐다. 유아인과 그의 지인, 의료 관계자 등 21명은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지인 1명이 해외로 출국해 도피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무효화 조치, 인터폴 수배 등을 의뢰한 상황이다.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승부’, ‘종말의 바보’, ‘하이파이브’ 등 유아인의 출연작들은 공개 일정을 무기한 보류하게 됐다. 이 작품들에 함께 참여한 스태프 및 배우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여기에 유아인의 출연이 예정됐던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2’의 경우엔 주인공이 배우 김성철로 교체됐다.◇유령 상영 철퇴 맞나… 박스오피스 조작 논란경찰이 관객이 없는 상영관에서 영화를 트는 ‘유령 상영’ 관행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13일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3사와 쇼박스, 키다리이엔티,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배급사 세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관객 수를 허위로 조작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교란시켜 영화진흥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다.당초 일부 영화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대상 편수가 100여편 이상으로 늘었다. 경찰은 각 배급사들이 극장과 논의해 새벽 시간대에 상영횟차를 열고 표를 사서 예매율을 끌어올리거나 소진되지 못한 프로모션용 티켓을 새벽 상영으로 소진하는 이른바 ‘유령 상영’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에 대해서 영화계에선 업계 관행이 철퇴를 맞았다고 보는 시각과 영화계 길들이기 일환으로 보는 시각, 특정 영화를 표적으로 했다는 시각 등이 혼재돼 있다. 특히 상황이 좋지 않은 극장가에 일련의 수사들이 악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초유의 사태집행위원장도 없고 이사장도 없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잡음이 초유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영화제 개최가 10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올해 영화제가 잘 치러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부산국제영화제 내홍은 지난달 11일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틀 전 열린 임시 이사회 및 총회에서 공동위원장 직제가 신설되고,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위촉되 데 대한 불만을 가졌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허 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안팎의 설득으로 복귀를 고려했지만, 이는 최종 무산됐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오랜 기간 일한 A씨가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에 허 전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한 사실이 일간스포츠 단독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기 때문. 이후 영화제 안팎에서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무리하게 그 자리에 앉힌 이용관 이사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결국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는 지난 26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종국 운영위원장에 대한 해촉 안건을 가결했다. 여기에 이용관 이사장마저 사의를 표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6.29 06:00
메이저리그

싱커가 무려 164.5㎞/h? 데뷔전서 불을 뿜은 '화염방사기'

오른손 투수 벤 조이스(23·LA 에인절스)가 빅리그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조이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 원정 경기에 불펜으로 등판,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그리핀 캐닝에 이어 4-3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밟아 불같은 강속구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첫 타자 앤드루 본을 좌전 안타로 내보낸 조이스는 가빈 시츠와 로미 곤잘레스를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사 후에는 대타 야스마니 그란달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조이스의 투구 수는 총 12개. 싱커 11개, 컷 패스트볼(커터)이 1개였다. 그런데 싱커 최고 구속이 무려 102.2마일(164.5㎞/h) 평균 101.3마일(163㎞/h)로 측정됐다. 89.3마일(143.7㎞/h) 커터를 제외하면 가장 느린 싱커가 100.2마일(161.3㎞/h)이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조이스를 두고 '화염방사기(flamethrower)'라는 표현을 썼다.조이스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89번으로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지난해 더블A에서 13경기, 평균자책점 2.08, 올 시즌에도 더블A에서 14경기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2년 연속 9이닝당 탈삼진이 13.8개. 전문 불펜이면서 마무리 투수 자원이다. MLB닷컴이 선정한 2023년 에인절스 유망주 랭킹에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2024년 정도 빅리그 데뷔가 예상됐지만 29일 콜업돼 곧바로 데뷔전까지 치러냈다. 조이스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편안했다"며 "그냥 나가서 내 것을 믿고 스트라이크를 던졌더니 잘 풀렸다. 놀라운 느낌이었다"고 흡족해했다.에인절스는 30일 기준 불펜 평균자책점이 3.59. 아메리칸리그(AL) 15개 팀 중 6위다. 카를로스 에스테베스와 제이미 바리아가 굳건하게 뒷문을 잠근다. 매트 무어와 앤드루 원츠가 부상자명단(IL)에 올랐지만 조이스의 데뷔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30 15:34
연예일반

[IS포커스] 세븐틴, K콘텐츠 위기 속 중국 시장 희망될까

그룹 세븐틴이 K팝의 중국시장 재개척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세븐틴이 지난 24일 발매한 열 번째 미니앨범 ‘FML’이 중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이후 중국에서 이뤄진 한한령(한류 제한령)의 해제가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세븐틴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 양국간 문화교류 재개에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주역임을 이번 컴백을 통해 확인시켰다.세븐틴은 ‘FML’ 발매와 함께 K팝의 새 기록을 썼다. 음반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 ‘FML’은 발매 하루만인 지난 25일 기준 399만 8373장 판매됐다. 전작인 네 번째 정규 앨범 ‘페이스 더 선’(Face the Sun)의 초동인 206만 7769장을 하루 만에 뛰어넘은 기록이다.또한 세븐틴은 ‘FML’로 방탄소년단이 네 번째 정규 앨범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로 세운 337만 8633장 선주문량 기록을 넘기며 자체 최고 기록은 물론 역대 K팝 아티스트 초동 1위를 경신했다. 여기에 발매 첫날 앨범 판매량 300만 장을 넘긴 유일한 아티스트로도 이름을 올렸다.‘FML’은 26일 오전 기준 400만 장 넘게 판매되며 쿼드러플 밀리언셀러라는 수식어까지 추가했다. 초동 마감이 오는 30일까지인 만큼 세븐틴의 최종 판매량은 늘어날 전망이다.세븐틴의 이번 기록은 중국에서 이끌어낸 반응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 팬들의 공동구매를 통해 달성됐기 때문이다. 중국 팬들의 ‘FML’ 공동구매량은 215만 장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34만 장이었던 ‘페이스 더 선’ 공동구매량을 10개월 만에 6배 이상 경신했다.한중관계가 좋았던 시절이었다면 K팝 아티스트들이 큰 액수의 개런티를 받고 중국 각지를 돌며 투어 콘서트를 진행했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중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며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관측됐다. 하지만 현재 한중관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 이후 중국 측에서 연일 거센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다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세븐틴은 지난 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제37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 ‘돈키호테’(DON QUIXOTE) 무대를 선보여 중국 팬들의 유입을 부르는 등 한중간 문화교류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영향력을 확인시켰다. 중국 출신 멤버 준, 디에잇이 있어 이미 중국 팬덤을 확보한 데다 ‘페이스 더 선’ 타이틀곡 ‘핫’(HOT)도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여기에 유튜브 자체 콘텐츠 ‘고잉 세븐틴’으로 타 그룹에서는 볼 수 없던 예능감과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는가 하면 세븐틴의 자립적 고립 여행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 ‘인더숲 세븐틴편 시즌2’로는 친근함까지 더해 중국 팬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차곡차곡 적립했다.현재 K팝을 비롯한 K콘텐츠는 경기 침체와 지속적인 이미지 소비가 맞물리면서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한한령으로 막혀 있던 중국은 K콘텐츠에 마지막 남은 글로벌 거대시장으로 꼽혀왔다. 중국에서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민간에서 문화콘텐츠 교류에 대한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누군가 트리거 역할을 맡아줄 필요가 있었다.세븐틴이 방아쇠를 당길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4.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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